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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신상.. "이거 완전 밤티 아님..?"

  • 작성자 사진: 준서 윤
    준서 윤
  • 3일 전
  • 3분 분량

디올 신상.. "이거 완전 밤티 아님..?"

: 이게 300만원..? 디올을 덮친 ‘밤티’논란.. 명품은 왜 스스로 망가지는 길을 택할까?



 

2025년 12월 말,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이 이끄는 디올의 2026 S/S 컬렉션(봄/여름 컬렉션)이 공개되자마자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어요. 우아함의 대명사였던 디올 철 지난 팬시점에서 볼 법한 디자인의 가방, 중저가 브랜드가 떠오르는 과한 리본 장식의 지갑 등 명품이라기엔 너무나 가볍고 촌스러운 아이템들이 깔렸기 때문인데요.



사람들은 이걸 두고 밤티라고 부릅니다. 맞아요, 예전에 아바타 게임 라인플레이에서 기괴한 코디로 "개X같이 생겼네요"라는 욕을 먹으면서도 "네"라고 쿨하게 답했던 그 전설의 유저 말이에요. 그 '킹받는’ 못생김이 어쩌다 하이엔드 럭셔리의 최전선에 등장하게 된 걸까요?


오늘은 명품이 스스로 '밤티'가 된 이유, 그리고 그 뒤에 불어닥친 역풍을 통해 마케팅의 흐름을 짚어볼게요.

 


1. 왜 그들은 '밤티'를 자처했을까?

 

브랜드가 감을 잃어서 촌스러워진 게 아니에요. 여기에는 철저한 계산과 소비자의 묘한 심리가 맞물려 있죠.


첫째, 노이즈 마케팅: "욕하면서 보게 하라" 알고리즘의 시대잖아요. 무난하게 예쁜 옷은 1초 만에 스크롤되어 사라집니다. 하지만 밤티처럼 기괴한 디자인은 우리의 손가락을 멈추게하죠. 브랜드는 일부러 "대체 이게 뭐야?" 싶은 논란을 일으키고, 이를 통해 엄청난 바이럴 효과를 얻는 겁니다. 일종의 관심 경제 전략인 셈이에요.

 

 

조나단 앤더슨은 과거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시절, 개구리 모양의 클로그등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신박한 아이템으로 바이럴을 일으킨 장본인입니다. 그가 디올에서 선보인 밤티 스타일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온라인상에서는 “러브캣 같다”, “촌스럽다”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브랜드 언급량은 폭발하게 되죠. 심지어 “실물이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하는 호기심을 자극해 매장 앞을 지나던 사람들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미끼 역할까지 톡톡히 해냅니다.

 

 

둘째, 타겟의 전환: 올드머니에서 뉴머니로 전통적인 부유층이, 소위 올드머니들은 로고가 보이지 않는 점잖은 캐시미어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2026년 시장을 주도하는 영 앤 리치와 Z-알파 세대의 보법은 다르죠. 그들에겐 은은한 고급스러움보다, 나 지금 디올 입었어! 라고 소리치는 듯한 확실한 식별성이 필요하거든요. 대중이 보기엔 난해하거나 과하게 보이는 디자인은 역설적으로 그 옷이 평범한 기성복이 아닌 비싼 명품임을 입증하는 일종의 신분증이 됩니다. 결국 브랜드는 고고한 우아함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른 신흥 부유층의 과시 욕구를 충족시키는 실리적인 선택을 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셋째, 어글리 시크: “콩나물도 처음엔 욕을 먹었다" 사실 역사적으로 대세가 된 디자인들은 등장 초기에 조롱을 받는 일들이 잦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에어팟이죠.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귀에 콩나물을 꽂았냐”, “전동 칫솔 머리를 꽂아놓은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류였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무선 이어폰의 표준이 되었죠. 디올의 밤티 논란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중에게 낯섦은 곧 못생김으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현세대 특히 Z세대는 이 킹받는 포인트에 묘하게 반응합니다. “진짜 구리네, 러브캣 아냐?”라고 욕하면서도, 너무 완벽하고 지루한 디자인보다는 자꾸만 시선이 가는 그 기묘한 어색함에 중독되는거죠. 결국 밤티라는 조롱은 역설적으로 조나단 앤더슨의 디자인이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새로운 유행이 시작되고 있다는 시그널일지도 모릅니다.

 



2. 하지만 대중은 지쳐가고 있어요

 

하지만 모든 자극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뇌이징’도 한두 번이지, 2026년 현재 이 못생김의 미학에도 강력한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마라탕도 매일 먹으면 질리듯, 소비자들은 이제 피로감을 호소하기 시작했거든요.

 

럭셔리의 보세화 가장 큰 문제는 브랜드 고유의 아우라가 무너졌다는 점입니다. 명품이 지나치게 스트릿 패션이나 키치한 문법을 따라가면서 소위 ‘급’이 떨어져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 거죠. "수백만 원짜리 명품이 동대문 짝퉁이나 SPA 브랜드랑 다를 게 뭐냐"는 비판은 럭셔리 브랜드로서 뼈아픈 지점입니다. 파격을 쫓다가 품격을 잃어버린 셈이니까요.

 

본질로의 회귀 그래서일까요? 밤티에 지친 소비자들이 다시 근본을 찾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란한 로고 플레이나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디자인 대신, 로로피아나나 더 로우처럼 오직 소재와 핏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들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건데요. 이건 마치 너무 맵고 짠 자극적인 배달 음식만 먹다가 결국 속이 더부룩해져 담백하고 건강한 집밥을 찾게 되는 현상과 비슷하죠.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진짜 품질이 주는 만족감을 다시 선택하기 시작한 거죠.



3. 마케터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이번 디올 밤티 사건은 패션계를 넘어 마케터들에게도 중요한 시그널을 던집니다.

 


① 선을 지키세요 물론 바이럴을 위한 파격은 필요해요. 하지만 그게 앞서 본 것처럼 브랜드의 본질을 해치는 싸구려 느낌으로 전락해선 곤란합니다. 소비자가 "재밌다, 위트 있다"고 느끼는 선과 "이건 좀 에바다.."라고 느끼는 선은 정말 종이 한 장 차이거든요. 특히 브랜드 고유의 색깔이 있다면 더더욱이요.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실패하면, 브랜드는 힙한 아이콘이 되는 게 아니라 그저 우스꽝스러운 웃음거리로 남을 뿐이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② 맥락 없는 '힙'은 독이에요 선을 지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한게 바로 맥락인데요. 사실 조나단 앤더슨의 이번 디자인이 호불호 속에서도 그나마 예술적 시도로 참작되는 이유는 그가 로에베 시절부터 꾸준히 보여준 초현실주의라는 확실한 세계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아 얘는 원래 이런거 하는 애야.”라는 서사가 깔려 있다는 거죠. 하지만 별다른 브랜드 유산이나 빌드업도 없이, 그저 요즘 유행한다고 해서 무작정 키치함이나 밤티 감성을 쫓는다면 .. 힙한게 아니라 자기 색깔 없이 유행만 쫓는 정체성 없는 브랜드로 남는 지름길이 될 지도 모릅니다.



③ 다시, 본질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화려함의 파티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밤티 트렌드의 끝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기본인 본질과 품질로의 회귀를 가리키고 있거든요. 자극에 지친 대중은 결국 변하지 않는 가치를 찾아 돌아오기 마련이니까요.

 




아마 2026년 마케팅의 진짜 승부처는 “얼마나 요란하게 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가”

조금 지루해보이지만 확실한 싸움이 다시 시작될 거예요.



 

 

지금 여러분의 브랜드는 어디에 서 있나요? 유행을 좇아 밤티가 되려 노력하고 있나요, 아니면 다가올 본질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나요? 트렌드는 돌고 돕니다.

가장 화려한 순간이, 어쩌면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 돌아가야 할 타이밍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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