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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기술 vs 맛있는 기획: 2025 AI 광고 연말정산

  • 작성자 사진: 준서 윤
    준서 윤
  • 2025년 12월 19일
  • 6분 분량

12월 셋째 주, 마케터들의 달력은 내년도 기획안과 올해 성과 보고서로 빼곡한데요. 2025년 마케팅 씬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야말로 AI 대홍수였죠. "이제 로케이션 걱정은 필요 없겠다"는 말이 나올 만큼 생성형 AI 기술은 화려해졌습니다. 하지만 성적표는 극과 극이었죠. 누군가는 신박하다며 박수를 박았지만, 누군가는 성의 없다며 외면을 받았으니까요. LABIT은 올해의 승패를 가른 기준을 효율성자산의 차이에서 찾았습니다. 당장 제작비를 아끼려다 공들여 쌓은 신뢰 자산을 비용으로 태워버린 쪽과, AI라는 도구를 더해 자산의 규모를 영리하게 키운 쪽까지. 지금 바로 확인해 보시죠!



외면받은 광고, "제작비 아끼려다 브랜드 매력까지 아껴버렸다"

 


"우리도 합니다, AI." 2025년은 기업들의 기술 과시가 정점에 달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성적표는 냉정했습니다. 실패한 브랜드들은 AI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대신, 제작비 줄이는 데만 골몰했기 때문이죠. 결과물은 그럴싸했지만, 속이 없는 만두에 불과했거든요. 소비자는 이 게으른 효율성을 기가 막히게 눈치챘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시죠.


① 패션 브랜드 [GUESS]



어떤 광고였을까? 

 

2025년 8월, 패션 매거진 보그(Vogue) 미국판 2페이지에 걸쳐 게재된 게스(GUESS)의 광고는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광고 속에는 밝은 눈과 풍성한 입술을 가진 금발 모델이 하늘색 상의와 흑백 무늬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이 모델은 실존 인물이 아니었거든요. 마케팅 전문회사 세라핀 발로라(Seraphinne Vallora)가 제작한 이 이미지는 각주에 AI로 제작됨이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스페인 패션 브랜드 망고의 사례도 있죠. 2024년 11월 스페인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 망고(Mango)는 콘텐츠 생성 속도를 높인다는 명분으로 생성형 AI로 만든 모델과 의류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델료와 촬영료를 아낀 매력적인 투자였을지 모르지만, 당시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옷을 입은 사람도 가짜고, 그 핏도 가짜라면 도대체 망고가 파는 것은 무엇이냐는 근본적 물음이었죠. 실존하지 않는 신체 비율을 가진 AI 모델은 고객이 옷의 사이즈나 핏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들었거든요.




왜 실패했을까? 게스와 보그의 이번 사례는 매체의 정체성 창작 생태계를 무시한 결과였어요.

 

  1. 매체 유산의 훼손: <보그>는 최초의 보그 표지 사진 작가 어빙 펜(Irving Penn), 20세기 초 보그의 모델이자 사진작가였던 리 밀러(Lee Miller) 같은 전설적인 사진작가들이 쌓아 올린 '예술적 사진'의 산실이죠. 이러한 이유로 독자들 사이에선 AI 이미지가 잡지의 예술적 기반을 훼손하고 모순된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었어요.

  2. 창의적 노동의 배제: 틱톡 크리에이터와 비평가들이 지적했듯, 패션 화보는 단순한 모델의 이미지가 아닙니다. 사진작가, 조명,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수많은 전문가의 협업 결과물이죠. 이를 AI로 대체한 것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인간의 창의적 일자리를 위협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거센 반발을 샀어요.

  3. 소비자의 신뢰 상실: 독자들은 AI임을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단순히 화려하거나 완벽한 이미지가 아니라, 브랜드와 매체가 큐레이션 한 진짜 감각임을 보여줘요.



🧐 Marketing Insight: "비용을 아끼려다 '격(Class)'을 잃지 말자"


게스와 망고의 사례는 효율성이 브랜드 가치를 갉아먹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 AI는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여야 합니다: AI는 반복 업무를 돕는 도구여야지, 인간의 창의성을 통째로 대체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감성과 예술성이 중요한 패션/뷰티 산업에서 인간의 손길을 지우는 것은 브랜드의 영혼을 지우는 것과 같거든요.

  • 플랫폼의 성격을 고려해야 합니다: <보그> 독자들은 고품질의 큐레이션과 예술성을 기대합니다. 매체의 성격을 무시하고 비용 효율만 따진 AI 광고는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 자신들의 눈높이를 무시하는 불쾌한 도발이 되었거든요.

  • 2026년의 과제: 미디어 그룹은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당장 광고 수익을 위해 AI 가이드라인을 느슨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브랜드의 장기적 유산을 위해 인간 창작 생태계를 지킬 것인지를요. 소비자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것 같네요.


② 헤리티지의 실종 [코카콜라] 


어떤 광고였을까? 

 

지난해(2024년) 조악한 AI 광고로 뭇매를 맞았던 코카콜라는 2025년, 절치부심하여 업그레이드된 'Holidays Are Coming' 캠페인을 다시 내놓았어요. 소위 불쾌한 골짜기를 피하고자 인공적인 티가 났던 다람쥐, 토끼 등 동물 캐릭터의 그래픽을 훨씬 정교하게 다듬어 영상 퀄리티를 대폭 높였습니다. 마놀로 아로요(Manolo Arroyo) CMO는 "1년 걸리던 작업을 1개월 만에 끝냈다"며 혁신적인 속도를 자랑했고, 이슬람 엘데수키(Islam ElDessouky) 코카콜라 크리에이티브 부문 글로벌 부사장은 "테스트 점수가 역대급(scored off the charts)"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어요.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벗어나야 한다는 명분으로 AI 도입을 밀어붙인 것이죠.




왜 실패했을까? 코카콜라의 패착은 데이터정서괴리를 읽지 못한 데 있습니다.


  1. 진짜가 이겼다: 아이러니하게도 코카콜라가 AI 광고의 비판을 의식해 함께 공개한 전통 방식의 실사 광고 A Holiday Memory(휴일의 기억)가 정답을 알려주었습니다. 대중은 화려한 AI 영상이 아닌, 인간이 직접 연기하고 촬영한 이 따뜻한 영상에 "AI를 쓰지 않아 줘서 고맙다", "이게 우리가 원한 진짜 코카콜라다"라며 환호했거든요.

  2. 헤리티지의 오독: 경영진은 '테스트 점수'와 '매출 지표'를 근거로 성공을 자축했지만, 팬들은 코카콜라의 휴머니즘이 알고리즘으로 대체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 같아요.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졌을지언정, 100년 넘게 쌓아온 사람 냄새나는 따뜻함이라는 브랜드 자산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영역임을 간과했던 것은 아닐까요?


🧐 Marketing Insight: 소비자는 당신들의 제작 속도에 관심이 없다.


코카콜라의 사례는 '내부 효율성'과 '외부 브랜딩'의 충돌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입니다. 


  • 효율성은 기업의 사정일 뿐: 1년 걸릴 걸 1달 만에 만들었다는 건 기업 입장에서는 혁신일지 몰라도 소비자에게는 그만큼 정성을 덜 들였다는 고백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마케팅의 본질은 얼마나 빨리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닿았느냐 아닐까요?

  • 데이터의 함정: 테스트 점수가 높다는 말에 속지 마세요. 단기적인 주목도(Attention)나 클릭률이 높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곧 브랜드에 대한 애정(Love)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 투트랙의 교훈: 코카콜라의 실험은 결국 “기술(AI)은 도구일 뿐, 감동의 원천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증명했습니다. 2026년, 브랜드가 지켜야 할 것은 속도가 아니라 입니다.

 

 


주목받은 광고: "기술은 거들뿐, 기획이 다 했다"

 


반면, 살아남은 광고들은 AI를 주인공으로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대신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맛있고, 재밌게 만드는 '양념'으로 AI를 활용했죠.


① 영리한 AI의 활용의 정석 [야나두]



어떤 광고였을까? 

 

야나두는 <실수하기 좋은 영어시리즈>라는 제목을 단 100% AI로 제작한 숏폼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최근에는 <김영감의 여사친>이라는 시리즈도 등장했죠. 이 영상들의 설정은 단순하지만 기발했어요. 인상 좋은 흑인 남성과 영어가 서툰 한국인 할머니·할아버지가 등장해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유쾌한 상황극으로 풀어냈거든요. 가장 조회 수가 높은 영상은 #이건 서비스야 라는 표현을 알려주는 영상인데요, 가게에서 음식을 내주며 “This is service(이건 서비스야)”라고 말하는 할머니에게 흑인 남성이 “할머니, 서비스는 on the house라고 해요.”라고 표현을 알려주는 식입니다. 유명한 배우도 화려한 로케이션도 없이 오직 AI로 생성된 캐릭터들이 짧은 상황극을 펼치는 게 다죠.


왜 성공했을까? 야나두의 성공 비결은 AI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감싸고 있는 기획의 디테일에 있습니다.

  1. 신의 한 수, 캐릭터 설정: 가르치는 사람을 백인이 아닌 흑인으로, 배우는 사람을 젊은이가 아닌 노인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는 영어 학습자가 가질 수 있는 '위축감'이나 '인종적 편견'을 영리하게 피해 간 장치로서 페르소나를 설정했다고도 볼 수 있죠. 할머니가 실수하는 모습은 '무식함'이 아니라 '귀여움'으로 다가오니 시청자는 방어기제 없이 콘텐츠를 편안한 예능처럼 즐길 수 있었거든요.

  2. AI의 어설픔을 밈(Meme)으로 승화: 생성형 AI 특유의 약간은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감추려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를 숏폼 밈의 엉뚱하고 병맛 같은 코드와 결합했죠. "이거 AI네?"라는 거부감 대신 "AI가 연기하니까 더 웃기네"라는 유쾌한 수용을 이끌어냈습니다.

  3. 확실한 효용: 웃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원어민에겐 무례하게 들릴 수 있다"는 실질적인 꿀팁을 제공하거든요. 재미로 들어왔다가 유익함을 얻어가니, 스킵(Skip)하는 광고가 아니라 일부러 '찾아보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 Marketing Insight: 기술은 거들 뿐, 결국은 맥락이다.


야나두는 AI를 제작비 아끼는 도구가 아닌 상상력을 현실화하는 도구로 썼습니다.


  • 가상이라서 가능한 '무해한' 설정: 실제 사람이 연기할 때 생길 수 있는 불편한 현실감을 AI가 걷어냈습니다. 꼰대 같은 지적도, 민망한 실수도 가상의 캐릭터가 하니 그저 무해한 유머가 됐거든요. AI는 사람이라서 생길 수 있는 사회적 편견과 오해의 리스크를 0으로 만든 완벽한 완충재로 쓰였습니다.

  • 민망함을 공감으로 바꾸는 기술: 누구에게나 영어 때문에 작아졌던 기억은 있습니다. 야나두는 “너 이거 모르지?”라고 지적하는 대신, AI 캐릭터의 입을 빌려 “우리 다 이랬던 적 있지.” 라고 보여주죠. 그 심리적 장벽을 AI 캐릭터를 통해 제3자의 일처럼 보여주며 웃음으로 휘발시켰습니다.

  • Insight: 소비자는 AI로 만들었느냐 아니냐를 따지지 않습니다. "이 콘텐츠가 나에게 재미와 유익함을 주는가?"만이 중요할 뿐이죠. 야나두는 그 본질을 꿰뚫었습니다.


② 유쾌한 상상력의 해방 [하이모]



어떤 광고였을까? 

 

맞춤가발 브랜드 하이모는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사자를 주인공으로 한 파격적인 광고를 선보였는데요. 영상은 TV 속 풍성한 갈기를 뽐내는 수사자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나이든 사자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동물의 왕이라는 체면이 무색하게 초라해 보이는 이 사자, 알고 보니 TV 속 사자의 풍성한 갈기는 하이모 가발이었습니다. 반전과 함께 "나이는 숫자, 하이모가 진짜, 젊음을 사자”라는 언어유희가 등장하고, 해당 문구는 브랜드의 상징인 배우 이덕화가 호탕한 목소리로 읽어주죠.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모발~ 모발~” 이라는 문구도 빠지지 않았고요.


왜 성공했을까? 하이모는 AI를 단순한 제작비 절감 수단이 아니라,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연출을 실현하는 크리에이티브 치트키로 활용했습니다.


  1. 물리적 제약의 돌파: 실제 사자에게 가발을 씌우고 연기를 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고도의 CG 작업은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죠. 하이모는 AI를 통해 이 엉뚱한 상상을 가볍고 위트 있게 현실로 구현했습니다. 가발 광고는 비포/애프터만 보여준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각적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어요.

  2. 공감성수치 대신 웃음으로: 탈모는 당사자에게 감추고 싶은 고민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닌 사자가 탈모를 겪는 모습은 비극이 아니라 희극이 되죠. 소비자는 탈모라는 무거운 주제를 방어기제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소비할 수 있었고, 이는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친밀감으로 이어졌어요.

  3. 낯섦과 익숙함의 영리한 줄타기: 비주얼은 최첨단 AI라 낯설지만, 오디오는 이덕화의 목소리라 더없이 친숙합니다. 하이모는 이 두 가지를 섞어 AI 기술이 줄 수 있는 이질감을 '익숙한 목소리'로 중화 시켰습니다. 덕분에 중장년층에게는 여전한 신뢰를, 젊은 층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었습니다.


🧐 Marketing Insight: 기술이 화려할수록 본질은 더 선명해야 합니다. 


  • AI로 만든 '정서적 안전지대': 탈모 광고의 오랜 딜레마는 리얼하게 보여주면 슬프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이모는 AI를 통해 이 문제를 제3의 영역(동물)으로 영리하게 피신시켰습니다. AI가 만들어낸 가상의 사자 덕분에, 소비자는 수치심이나 연민 없이 직관적으로 풍성함의 효능만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모든 것이 가짜인 화면 속에서 유일하게 진짜인 건 이덕화의 목소리였습니다. 만약 모델의 목소리까지 AI로 대체했다면, 이 광고는 그저 가벼운 장난처럼 보였을 겁니다. 브랜드가 기술을 도입할 때,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의 본질까지 기술에 넘겨선 안 된다는 것을 하이모는 알고 있었던 거죠.



기술 어떻게(How) 해결해주지만, 왜(Why)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야나두와 하이모, 두 브랜드의 성공 사례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우와, 이거 AI로 만들었대!"라며 기술 자체에 감탄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건 정교한 프롬프트가 아니었거든요. 야나두는 영어 초보자의 이불킥 순간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공감이 있었고, 하이모는 30년 넘게 지켜온 브랜드의 단단한 본질이 있었습니다. AI는 분명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하고, 불가능한 연출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크리에이티브 치트키예요. 하지만 그 치트키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것은 결국 마케터의 기획력입니다.

 

 

지금, AI 광고를 준비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얼마나 진짜 사람처럼 만들까?"를 고민하기보다,

이 질문을 먼저 던져보세요.

 


"AI라는 기술로, 우리 고객의 어떤 마음을 해결해 줄 것인가?"

 

 

여러분이 앞으로 더더욱 발전할 기술을 타고 노는 현명한 서퍼가 되시길 LABIT이 항상 응원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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